2024.05.19 목회 칼럼
하나님이 이 세상에서 직접 만드신 공동체가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가정이고 다른 하나는 교회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정은 하나님이 최초로 만드신 공동체로서 우리 사람들의 삶의 근간을 이루며, 행복의 기초를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세포라 할 수 있습니다. 가정을 받치는 두 기둥이 있는데 그것은 ‘사랑’과 ‘신뢰’입니다. 부부간이나 부모와 자식 간에, 그리고 형제간에 서로 깊은 관계를 맺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두 기둥이 있기 때문이지요. 가장 힘들고 어려울 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는 곳이 가정이고, 좌절과 낙심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는 곳도 바로 가정입니다. 그래서 가정은 우리의 마음의 고향입니다.
교회 공동체도 가정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교회는 “확대된 가정 공동체”입니다. 그 뿌리가 같다는 말이지요. 교회의 버팀목도 바로 ‘사랑’과 ‘신뢰’입니다. 목회자와 성도들 간에, 그리고 성도들 상호간에 이 사랑과 신뢰가 든든히 뿌리를 내리고 있는 교회는 참으로 복있는 교회입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이런 기둥이 부실하든지 아예 없다면 그 교회는 존재 가치를 잃을 뿐 아니라 쉽게 무너지게 됩니다.
사단은 언제나 이 기둥을 무너뜨리려고 무척 애를 씁니다. 미움과 불신으로 가득 찬 공동체가 되도록 이간질시키기에 바쁩니다. 많은 교회들이 이 사단의 계략에 의해 속절없이 무너졌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사단은 이 방법을 즐겨 씁니다. 물론 교회가 건강하면 이런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교회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성령의 역사가 사라지면 쉽게 문제가 됩니다. 나는 목사의 한 사람으로서 언제나 목회라고 하는 것을 즐기는 마음으로 하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때로는 감내하기 힘든 때도 있습니다. 외적인 요인으로 인해서 그럴 때도 있었고, 때론 내면의 인격이 부족해서 그럴 때도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목회에 자신감을 잃어버릴 때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이 힘을 얻고 용기를 얻게 된 것도 바로 이 확대된 가정 공동체, 즉 교회라는 목회의 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면, 목회자에게 가장 힘든 곳이 교회이지만 동시에 목회자가 가장 힘을 얻고 위로를 얻을 수 있는 곳 또한 교회인 셈입니다. 그것은 성도들도 마찬가지인것 같습니다. 쉽지만은 않은 이민 생활 가운데서 상처를 받기 쉬운 곳도 교회이고, 동시에 좌절과 절망의 터널을 벗어나서 독수리가 날개 치며 하늘을 솟아오를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는 곳도 바로 교회일 것입니다. 그만큼 교회라는 공동체는 우리 이민 생활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교회는 더더욱 ‘확대된 가정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진심으로 아껴주고, 사랑하고 품어줄 수 있는 교회라고 한다면, 힘든 이민 생활도 능히 이겨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연세드신 어르신들이 사랑으로 젊은 가정을 돌봐주고, 위해주고, 기도해주면서 비록 한 핏줄은 아니라도 예수의 피로 하나된 진정한 사랑과 은혜를 경험할 때, 멀리 떨어져 교류하지 못하는 친 형제보다도 더 가까운 이웃 사촌이 될 것입니다.
교회가 가정 같은 공동체가 될 때,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는 우리 교회 안에서 흘러 넘치게 될 것입니다. 이런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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